애린 이종희

시

항아리의 등

아득한 공간,

오랫동안 우려낸 진솔함을

사람들은 좋아한다

그 맛에 항아리는

제 몸이 삭는 줄 모르고

깊은 정을 나누기도 하고

굽은 등 뒤의 가슴을 풀기도 한다

행복은 그렇게 오는 거라고

매번 진심을 다하다가도

가끔은

당연하다고 여긴 권리와

배려하지 못한 이기심에

보이지 않는 등 뒤로

아무도 모르게 실금이 간다

그래서 그 단단한 흉터는 수시로

텁텁한 공기를 차단하고

설익은 마음을 숙성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