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고향과 부모님, 오래된 기억들
323편 · 1 / 17쪽
산문··사진 5장
일종고지
어제 있던 무덤이 사라졌다.
어제 있던 무덤이 사라졌다. 밤새 비가 내렸다. 바람이 나무를 휘게 했고 파도는 비탈의 흙을 물고 내려갔다. 날이 밝자 사람들이 일종고지로 올라왔다. “여그 있었…
산문··사진 18장
트리안이 머문 자리-금오도 써니아일랜드
한 장소의 가치를 만드는 것은 자연일까, 그곳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일까. 빼어난 자연도 사람의 시간이 더해질 때 오래 기억되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제 집을 가…
산문··사진 32장
이 시대 현인을 찾아서
국제 도서전이 열리는 코엑스 한쪽 벽면, '왜 책을 모으느냐'는 질문에 유난히 눈길을 붙잡는 문구가 있었다. "내 세계가 아닌 타인의 세계에 들어가고 싶어서."…
산문··사진 43장
적벽강을 돌아 나오며
영상 보기 (gumo 원문 첨부) 샤스타데이지를 찾아 떠난 부안에서 돌아오는 길에 적벽강에 들렀다. 유채꽃 흐드러진 마실길이라는 정보가 있었지만, 내 예상대로 유…
산문··사진 12장
벚꽃축제
영상 보기 (gumo 원문 첨부) 갑자기 친구가 뭘 한 병들고 위문차 온다길래 축제로 왁자지껄한 곳으로 유도등을 켜두었다. 해마다 벚꽃축제 행사가 있었지만 이번처…
산문··사진 41장
서울의 봄
봄바람을 따라 나선 걸음은 서울식물원에 가 닿았다. 진달래와 개나리, 수선화는 절정이었고 성급한 튤립 몇은 벌써 봄의 안쪽으로 온 몸을 밀어 넣고 있었다. 한 바…
산문·
미안함이 머문 자리에 사랑이 산다
누군가와 오래도록 함께 걷고 싶다면, 역설적으로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일'부터 멈춰야 할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랑의 최선은 때로 상대를 위하기보다…
산문·
미안함이 머무는 자리에 사랑이 산다
최선의 함정
누군가와 오래도록 함께 걷고 싶다면, 역설적으로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일'부터 멈춰야 할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랑의 최선은 때로 상대를 위하기보다…
산문··사진 19장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한탄강 물윗길과 아빠의 등
"아빠, 저 바위는 누가 만들었어?" "으응, 너 용암 알지? 그 뜨거운 용암이 만든 거야." "참 신기하다. 용암은 손도 없으면서 어떻게 저런 걸 만들지?" "…
산문··사진 3장
여울목
땀의 지도
450평의 광활한 창고. 그 거대한 규모 앞에 서니 급변하는 흐름 속에 움츠러든 내 마음이 한없이 작게만 느껴집니다. 그 소용돌이치는 세상의 한복판에서, 내 친구…
산문·
낡은 폴더에서 잠시 길을 잃다
20 년 전 사진을 보며
새 컴퓨터로 이삿짐을 싸다가 스무 해 전 여름이 담긴 폴더를 열었다. 화면 속엔 고사리손들이 몽돌 사이 고둥을 줍고 있고 파도 소리보다 더 크게 웃던 아이들 뒤로…
산문·
오래된 우표 앨범을 펼치며
우표 수집
지난가을, 친구가 건넨 사각 우표집 봉투를 펼치는 순간, 서랍 깊숙이 넣어두었던 기억이 먼지와 함께 피어올랐다. 돌이켜보면 나의 우표 수집은 개수를 늘리는 소유욕…
산문·
목각인형
내 안의 나무가 굳어지기 전에
감정을 숨기는 데 익숙해 평생 인형의 입만 깎아낸 이들이 있습니다. 혹여 말실수라도 할까 두려워서, 혹은 내 감정이 남에게 짐이 될까 염려한 탓이겠지요. 젊은 날…
산문··사진 3장
씨앗은 계절을 묻지 않았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
지난 가을, 메밀꽃 흐드러진 들판을 거닐다 손바닥에 몇 알의 씨앗을 얻어왔습니다. 젖은 솜 위에 씨앗을 올리고 가만히 물을 주었더니, 얼마 뒤 조막만 한 몸이 제…
산문·
가면의 역설과 진심의 무게
연기를 멈추는 순간
어쩌면 세상을 지탱하는 축은 중력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에게 보여주는 ‘가면’ 일지도 모른다. 우리 내면에는 감정의 속도를 조절하는 제동장치가 존재한다 싫어도 웃…
산문·
푸른 솔에게
담장 틈새에 싹튼 소나무 유묘
꿈을 품고 날아오른 작은 솔씨가 하필 멈춘 곳은 흙 한 줌 없는 섬마을 빈집 담장 틈새였다. 몇 년째 성장을 미룬 채 비쩍 마른 해송을 만날 때마다 뿌리 밑동에…
산문·
안으로 피는 꽃
무화과
나는 고요와 적막을 좋아한다. 바람조차 흔들지 않는 상태, 무형의 그늘이 최적화된 곳으로 삶이 뻗어 간다면 얼마나 평화로울까.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떨린다. 그러나…
산문··사진 4장
한 뿌리로 이어진 빛과 어둠
사랑은 나팔꽃으로
이른 아침, 베란다에서 마주친 나팔꽃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시들고 있다. 나는 그 모습을 놓칠세라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이렇게 빨리 시들어야 할 이유라곤, 동…
산문··사진 3장
푸른 날의 서정
편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마음을 쓰다가, 지우고 또 쓰느라 하얗게 밤을 지새운 적이 있다. 세상 저편의 소식은 오직 편지만이 전해주는 것처럼, 온종일 우편배달부를 기다…
산문··사진 8장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꽃무릇
누군가는 “부모님 살아계실 때 잘해드리세요”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 말을 쉽게 건네지 못한다. 나 역시 삶에 치여 바빴고,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후회만 마음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