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속의 풍경(風磬)

이제 막 눈을 뜬 산사
목어는 바스락거린 고요를
가만히 어루만진다
썰물이 진 자리는
밀물이어도 허공이다
파도의 소란에 심연이 흔들리며
먼 바람을 그리워할 때가 있었다
깊고 푸른 숲, 해탈의 처마만 있다면
가득 찬 침묵은 얼마든 견딜 수 있다고
목어는 닿을 수 없는 미지의 평안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그러나 바다는 못내 아쉬운 물결을 꺼내
"어딜 가나 뜻밖의 해일이 숨어 있어서
무형의 공기마저 흔들린다"고 했다
댕그랑 댕그랑, 그 맑은 소리 속에
어떤 심사가 숨어 있었던 걸까
속세의 바람이 산사 지붕을 흔들고
해탈의 처마엔 파랑이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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