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시

제2의 얼굴

제2의 피부

               이종희

가장 매끄러운 미소를 골라

아침마다 얼굴 위에 덧씌운다

상처받지 않기 위한 방패라 변명하지만

사실은 가장 많이 쥐기 위한 그릇이다

두 개의 뚫린 구멍으로 내다보는 세상은

철저한 뺄셈과 덧셈의 영역

타인의 고통은 유리 벽 너머의 풍경처럼

소리 없이 흐릿하게 번질 뿐

나를 위해 우는 척하고

나를 위해 고개를 끄덕인다

안쪽에서 헐떡이는 뜨거운 입김은

결코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아

언제나 축축한 곰팡이 냄새가 난다

어느새 살점과 뒤엉켜 버린 껍질

떼어내려 할수록 가식이 배어 나와

이제는 무엇이 진짜 표정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거울 속에 비친 완벽한 타인이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올린다

나를 잡아먹고 비대해진

저 단단하고 차가운 바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