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시

빈집

마당에 바다를 풀어놓으면

어슬렁거리던 나비는 길을 잃었다

정적에 휩쓸린 세간살이가

강산이 쌓아둔 언덕에서 식었고

구멍 난 기둥을 겨우 달래 가며

우듬지에 남겨놓은 간수 네 병은

차마 삼킬 수 없어 박제되었다

뭍 가지 하나 붙잡지 못한 부초는

긴긴날 표류하던 바다를 지우고서야

은모래 뜰을 얻어 꽃대궐을 만들었다

손길 닿는 자리마다 달빛을 풀어놓고

어쩌다 바다 건너 먼 길을 떠나서는

울대에 새겨 넣은 그 이름 아롱져

밤새워 박꽃으로 피었다는데

발자국을 삼켜버린 환삼덩굴은

들창가에 푸른 커튼을 쳐두었고

휑한 아랫목을 넘보는 헛된 바람은

대숲을 흔들며 문 앞을 서성이는데

행여 계절이 떠나면 달빛도 바래질까

관절이 굳어 삐걱거린 빗장을 풀어

가슴을 열어 보이는 달맞이 꽃송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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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없이 방문해 주신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좋은 꿈 꾸시고

희망찬 4월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