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리
우리 집에 온다던 뒷집 울보네 강아지가 자꾸 궁금해 틈만나면 나는 그 집 돌담을 기웃거렸다.
가끔은 어미개 품에서 꿈틀대던 강아지들을 남몰래 보고 오기도 했었고,그럴 때면 예쁘고 귀여운 강아지를 골라 두곤 했다. 아무리 그래도 우리 집에 올 강아지는 따로 있는데 말이다.
어느덧, 매리가 젖을 떼기만을 학수 고대하던 그 날이 왔다.
아버지는 어디서 구해 오셨는지 갈색 판자를 이리저리 짜 맞추고 못질을 해서 개집을 지어 주셨고, 엄마는 막내동생 헌 옷가지를 집 속에다 깔아 두셨다.
어쩌다 막내동생의 질투도 있었지만 매리는 그런 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잘도 자라주었던 것 같다.
어느 날인가 김이 모락모락 난 자신의 변을 단숨에 핥아먹는 매리를 발견하곤 한참을 쏘아보다 있는 힘껏 발길질을 했다.그 후로도 종종 그랬지만,그렇다고 왕따는 시키지 않았다.
학교에서 돌아 올 때나 아랫동네 심부름을 다녀 올 때도 나만 기다리고 있었던지 참 빨리도 달려와 주곤 했었다.그럴 때 매리는 꼬리를 아래로 향해 흔들고 있었고, 양 귀와 눈은 내 손길을 애타게 기다렸다는 듯 아예 누어 주었다.
친구들과 놀다가 그의 존재를 잊고 있을 때도 쓸쓸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매리... 동생과 싸우거나 엄마한테 꾸중을 들어도 매리만 곁에 있어 주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금방 풀렸다.
그러던 어느 날, 언제나 우리를 기다려 주던 매리를 우리 식구 중 누군가가 찾기 시작 했다.
불안 한 우리는 오랫 동안 온 산과,들과, 마을을 뒤졌다 .그런데도 매리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한 참 동안 암울했던 우리 집에 쓰레기 더미와 같이 먼바다로 둥둥 떠 가는 매리를 누군가가 보았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매리의 죽음에 별의별 상상을 다 동원해도 이렇다 할 실마리는 풀리지 않은 채 지금도 세월은 흐르고 있다
아직도 난 초등학교 오 학년인 채로 매리를 찾고 있다.
내 불안과 외로움을 애써 설명하지 않아도 언제나 똑 같은 표정으로 지켜보던 누렁이...
2003.3.15
여기를 쿡 눌러 주세요.
답글모음
=======
소나무: 비 오는 날에,,, 그냥,,, 애린님 홈피에 가서 음악 듣고 봄 향기 맡았지요. 아이들에게도 소개해야겠어요~~!!! [03/16-22:06]
김자윤: 저 사진은 어딘가요? [03/16]
애린: 안녕하세요...김자윤 선생님. 소나무님.
저 사진은 3월2일날 찍힌 금오도 용머리 단애에 서서 바라본 굴등, 매봉,
망산의 모습과 해안의 모습이랍니다.
제 고향 홈페이지 사진 올리기 란에서 찾았네요.http://gumo.co.kr/
편안한 밤 되세요. [03/16-22:57]
해아래: 예쁜 동화 한편.. 오늘 밤 가슴에 품고 잠 듭니다. [03/16-23:03]
한결이: 저도 애린님이 시인이라는 것을 오늘 알았습니다.매일 들러서 쉬어 갈 랍니다. [03/16-23:07]
바라미: 독고메리쫑쫑! 왈왈왈! 고향소리같습니다. [03/17-11:54]
숲:애린님, 여그 백옥해수탕이요. 안도가 멀지 않은 곳이지라. 목욕탕에서도 시사딴지에 오고 싶어서 복장이 이상한데도 이렇게 왔소.
여수에는 봄비가 내렸소. 서울에서 귀한 분들이 오신다고 환영해주는 봄비라고 생각했소.
어제 오늘 양 선생님과 윤팔 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라.
잘 지내시고 번개 이야기를 기대하시기 바라요. 그럼 2003-03-16
19:34:18
앤 : 제가 어렸을때 우리집에도 DDONG개 한마리가 있었습니다.
이름은 "독꾸"
그런데 어느날 밖에서 쥐약을 먹고들어왔습니다.
눈동자도 이상하고 비실비실 영 맥을 못추었습니다.
오빠와 저는 독꾸를 어떻게하면 살려볼까하고 이리저리 애써보았지만
죽고말았습니다.
오빠와 저는 엉엉 소리내어 울었습니다.
죽은 독꾸를 들판 어디엔가 묻어주고 막대기를 주어 십자가도 세워주었습니다.
그뒤로 저는 어떤개를 보아도 이쁘지않았습니다.
아니 개가 싫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옆집에 어느날 시츄라는 애완견이 한마리 있었습니다.
그 개는 제가 놀러가면 반가워하며 뛰어나왔습니다.
그리고 옆으로와 애교도 부렸습니다.
하지만..
그때 마다 저는
"예, 저리가 나는 개 안좋아한다말이야" 하면 손을 저어 밀어내곤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옆집여자가 우리 시츄가 새끼를 낳았다고 보러오라고했습니다.
세상에나................
꼬물꼬물 거리는 네마리나되는 새끼옆에 있는 시츄를보니
왠지 눈물이 났습니다.
'너도 에미가 되었구나! 세상에나.....
어제밤 새끼낳느라 얼마나 애를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드니 이상하게도
가슴 저밑에서 무언지모를 뭉쿨함이 들었습니다.
그뒤로 저와 시츄는 친구가되었습니다.
시츄를 안았을때의 뭉쿨뭉쿨한 느낌이 여전히 징그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눈를 맞주어 반가움을 포시하기도하고 먹을것이 있을때는
한입 시츄의 입에 넣어주기도합니다.
애린님~
매리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한편의 동화같기도한......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2003-03-16
20:30:50
애린 : 아랫녘에
세 남자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계셨네요.
세남자가 모이면
화상도 입는군요.ㅎㅎㅎ
뒷 이야기... 많이 기대 하겠습니다.
앤님 고맙습니다.
님께도 그런 추억이 있었군요.
행복한 밤 ...좋은 꿈 꾸세요. 2003-03-16
21:58:36
예쁜1004 :아름다운 밤입니다.
애린님 true님 숲선생님 양선생님 그리구 앤님
행복한 밤...좋은 꿈 꾸세요 2003-03-16
22:25:01
딴지맨 : 케리이야기...
어렸을적...
우리집에는 "케리"라는 똑똑한 개 한마리가 우리집 식구로 들어왔지요..
개의 가문은 "코카사스파니엘"인데 영국산 사냥개 입니다...귀가 큰 것이 특징이지요....어찌나 영리한지 남의 주는 음식은 절대로 먹지 않았습니다....
겨울비가 내리던 날 밤...외출하여 집에 돌아와보니...집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케리의 발자국이 찍혀 있었습니다...이 녀석이 시장통을 돌아다니다가 발에 지저분한 흙탕물을 묻혀들어와 발도 씻지않고 2층 방으로 들어간것이지요.....화가난 저는 ....야 이놈 케리 어디있어...라고 화를 내며 방문을 열었는데 케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방을 두리번 거리며 살펴보자 케리는 TV 받침대 밑에 숨어있었던거죠...제게 혼이 날까봐서 말입니다.
발씻고 들어 오라고 쫒아 냈는데 그날밤 케리는 밖으로 나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이튿날 아침...집앞에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는데..케리가 몸을 비틀며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바로 오토바이에 실어 병원으로 데리고 갔는데...독성이 있는 복어알을 먹었던 모양입니다..병원에서 위세척을 하고 해독제 주사를 놓았습니다. 의사는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고 고개를 흔들었고...다시 집으로 데리고 와 따뜻한 방에 이불을 덮혀 눞혔습니다...
괴로워하는 케리는 눈물을 흘리더군요...개가 눈물을 떨어 트리는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그리고 케리는 영원히 잠들었습니다....
원화: 매리는 어찌 생겼었을까.. 보고싶네요.. ^^ [03/17-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