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시

부초

저 뭍 가지하나 붙잡지 못해도

슬퍼하지 말자.

강 언저리 푸른 언덕

행여 내 땅 된다면

구름은 매일 손짓하려니.

물결 따라 바람 따라

흘러갈 운명이라면

가슴에 작은 돛이라도 달아보자.

내 작은 웅덩이 텃밭을 일굴 때

저만치 떠나 갈 우리의 친구.

가다 지치면

다시 하늘을 보자

나를 향해 달려오던 구름 한 조각

마른 내 길 위에 떨어져

나는 사뿐히 지날 수 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