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여기는...

바다였데요.
꿈을 꾸는 소녀가
날마다 거닐던
은 빛 바다였데요.
바다가 아득히 밀려가면 소녀는
끝이 없어 붙여진 이름
붉은 빛 남을 재를 땄고
갈매기 때 날아들면
한 걸음에 돌아오던
어둔 바다였데요.
그 옛날 여기는
바다였데요.
만선을 꿈꾸는
돛배가 돌아오고
갯벌 위를 거닐던 아낙이
설운 학이 되던
그 시린 은하수
은 빛 바다였데요.
글,사진/애린
장소/화성호
한 잎 두 잎 낙엽이 떨어지기 전에
집시가 되어 떠났던
가을 여행길에 만난 풍경들입니다.
언제나 그랬듯 저의 풍경 속엔
목마름이 있습니다.
그것은 내 꿋꿋한 의지,
자유라는 이름과
그 이름을 갈망하는
심미안이 있습니다.
저물 무렵
바람이 불때마다 노란 꽃잎처럼 흩날리던
낙엽 길을 걸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하루 종일
햇볕을 만나지 못했네요.
그 빛 자리 차지하던 안개입자들이
숱이 적은 가을 나무 곁에
무수히 달려있었군요.
그래서 어떤 아쉬움보다는
황홀경에 빠진 듯
온 종일 가슴이 떨리고 아렸나봅니다.
자주 그런 것에 유혹당하는 것은
제가 서 있는 자리 또한
쉽게 벗어나질 못함에 있지요.
어느덧 계절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이 순간 들국화의 알싸한 향기가 그립고
그 향기 따라 만나던 고운 시절이 그립습니다.

♪ boaee04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