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산문

맑은 날

달려온 시간을 다독이며 잠시 멈춘 휴일,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창가 꽃잎에 모여든 햇살이

눈부셨다.

그 유혹에 눈 맞추며 아라뱃길로 내달렸나 보다.

초록의 기운이 한창 여물고 있는 매화동산을 지나자

인천 서구청에서 기증했다는 꽃 잔디 밭이

핑크빛 사랑에 불타오르고 있었다.

나를 둘러싼 세상에서 내 안이 찾는 건

그리 복잡하지도 누추하지도 않았다.

그 밝은 기운이 함께여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돌아와 풍경을 정리하다 보면 새삼 느끼는 게 많았다.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고

한 귀퉁이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는 이들이야말로

세상의 기둥은 아니었을까….

이런 잔잔한 발견이야말로

내가 진정 휴식하고자 했던 시간이 아니었을까.

문득 맑은 하루가 달콤하다.

500mi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