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시

능소화 연정

타오른 마음 보일 길 없어

울 밑에 연정을 심어두었어요

거친 벽을 부여잡을 때마다

짓무른 가슴 핏빛 낭자해도

내 사랑은 오로지 그대입니다

안갯속에 절뚝이는 애련은

위태하게 허방을 짚고 있어요

행여 잠시라도 돌아보신다면

헤픈 눈물 맺힌 꽃 멍울

뚝뚝 떨구며 웃어볼 거예요

한 계단 두 계단 오른 하늘 끝에

주홍빛 물든 그리움 보이나요

밤마다 뒤척이는 가엾은 사랑

젖은 채로 후드득 후드득 날리어

그대 가신 길 꽃등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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