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너머에 큰길

가고 싶은 길이 있었으나
갈 수 없는 길이라고
체념하고 돌아선 자리에
서러운 바람이 불었다
가고 싶지 않은 길이었으나
걸을 수밖에 없는 길 위에
나무를 심어 두고
날마다 바람이 멈추길 빌었다
눈길 가는 곳에 햇살 번지고
새움 돋는 소리 무성하여
이제 가고 싶은 길은
영영 지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걸으면 걸을수록
산 너머 큰 길이 궁금하고
무언가 잃어버린 것 같아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다
애써 부정하며 고개를 저어도
나를 깨우는 진실은
언제나 앞서 있었고
내 갈망의 소리는 여전히
손 흔들고 있는데 왜 몰랐을까
먼 길 돌아오는 길
너무 지쳐 주저앉고 싶지만
사는 날까지 저 산 너머
떨리는 세상을 향해 달려가고 싶다
그리하여
진정 가슴 적시는 말 한마디
눈물 나게 풀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