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시

울지 말고 날아라

오랜 날 갇힌 물속으로 찾아온 푸른 공기가

이제 막 눈을 뜬 방울 등을 떠밀어 밖으로 나갔지

어쩌면 그날만큼은 가슴을 활짝 열고

억눌린 자유를 후후 불어 보고 싶었는지 몰라

먼 축제의 거품이 어깨를 들썩이게 하고

벽 속을 빠져나온 음악이 마음을 부풀게 하는데

거대한 기류의 억센 팔이 조금만 말랑할 수 있다면

말랑해서 저 속도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방울방울 피어올라 눈물을 떨굴 수 있을 텐데

이미 공중으로 떠가는 줄 모르고 덜컥, 겁이 났지

푸른 별에서 빠져나오기는 너무 쉬운 일이라고

친구에게 알려주고 싶을 만큼

아아, 이륙의 순간은 너무 미끄러워

간절하게 두 손을 모으는 시간을 놓치고 말았을까

다시는 멀어지지 않게

견고한 방벽을 준비한다 하고 선

철퍼덕 주저앉아 돌아올 수 없는 편도 선을 타게 하다니

귀하고 아까운 너희들 이름을

또다시 아프게 부르고 있다니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묵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