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산문

***뒤란***

20 여 년 전

우리 집은 높은 위치에 있었다.

길가 였고 안도에서 넘어오다 보면 마당과 지붕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동네사람들은 안도를 오 갈 때 마다 우리 집 장독가에 피어난

채송화를 보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허름한 집, 무엇 하나 반 듯 한 게 없던 마당에 곱게 피어있는

채송화를 어떻게 그냥 지나칠수가 있었겠는가

뒤란으로 돌아가면 처마밑에 또루루 말린 멍석이 쌓여 있었고.

할아버지께서 늘 지고 다니시던 지게도 돌담에 기대어 있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친구네 감나무 가지가 우리집 지붕을

덮어 주었다는 것이다.

밤사이 바람이라도 불어주면 설익은 감 들이 여기 저기 떨어져

우리를 얼마나 흥분케 했는지...

떨어진 감이 조그마한 항아리에서 떫은 맛이 우려질 때 까진

인내심이 필요했다. 그러나 마음은 부자가 따로 없었다.

감이 빨갛게 익어 까치밥만 남을 때 까지 바람 부는 날 뒤란은

보물 창고 처럼 우리에게 기쁨을 주었다.

이런 사실을 친구가 알게되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그 모습이 보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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