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산문

........치간.......

역마살에 얼룩 졌던 유년기는 그야말로 혼돈의 나날이었다.

그 때의 난 무기력하기 짝이 없었고 좀처럼 입을 열 줄 몰랐다.

궁금한 것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말이 없어서도 아니였다.

동네 전체는 서쪽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할아버지 집은 남쪽, 대나무

숲을 향해있었다. 어찌 보면 답답해 보이긴 해도 새랍만 나가면 온 동네

배들의 움직 임을 한 눈에 볼 수 있을 만큼 시야가 트여 있었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고구마 두지가 방 한쪽을 차지하고 있었고, 구석진

공간을 좋아했던 난 할머니 몰래 그 속에서 놀다가 잠든 적도 있었다.

아랫 채엔 치간이 이었는데 내가 아주 어렸을 적에는 까만털, 요즘 말로

흑돼지가 그 안에서 무럭무럭 크고 있었다. 그래서 돼지는 모두 치간에

사는 줄로 만 알았다.

어린 아이들 새총처럼 두 갈래로 갈라진 나무가 놓여 있었고,

천장엔 손잡이가 치간의 위태로움을 말해 주고 있었다.

큰 일이라도 볼라치면 그야말로 곡예사가 되여야 했던 그 시절,

어린 나 에게 도깨비이야기 만큼 두려움을 주었던 곳이기도 했다.

우리가족이 그 치간을 쓰게 되었을 무렵엔 더 이상 돼지는 살지 않았지

만 아버지께서는 어린 자식들을 위해 그 곳을 개조하기로 하셨다.

손수 겹겹이 쌓인 초가지붕을 뜯어내고 낮은 양철 지붕을 덮고 넓

직 한 판자를 바닥에 깔았다. 더 이상 곡예사가 될 필요는 없었지만

두려움마저 가져가지는 못했다.

유난히 잘 싸웠던 나와 동생이지만 자매의 우애를 확인할 수 있었던

유일한 통로 치간,

그리운 그 시절 생각을 할 때면 내 입가는 잔잔한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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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란 시냇물속의 돌멩이와 같다던 글이 생각납니다.

예뻐서 주워 들면 평범한 돌멩이일 뿐이듯,

흐르는 시간 속에서 모든 것이 아름답게 채색되어 있는,

추억이 된 것들은 아름답다.왜곡된 허상일지라도 그건

눈물겹고 따스하다.는 글처럼

지금까지 고향에서 느꼈던 모든 기억들이

먼 훗날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아름답고 눈물겹게 채색 되어있겠지요.

서툴고 부족했던 지난 시간 들을 돌이켜 보면

모든게 아쉬움으로 남기도 합니다.

넉넉한 마음으로 감싸주시던 고향분들의 따뜻한 마음을 잊지 않으며

언젠가 추억하고 싶을때 소중하게 꺼내 보겠습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애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