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두의 마음처럼
나는 떠나는 것을 서러워하지 않으리
아직 썰물을 받아들일 순 없지만
언젠가는 조금씩 밀려가는 물결이고 싶네
어느 날 서녘 하늘 노을빛 와닿으면
녹슨 닻의 오랜 염원처럼
생의 묵직한 포말과 한 번도 말라본 적 없는
파도의 심장 같은 그런 사랑이
내 허허로운 가슴에 미량의 온기로
남아있길 바라네
언젠가 어느 항구를 지나다 잠깐 정박해 본
오래된 부두처럼 변함없이 반기다가도
빈자리의 공허에 익숙해지길 바라네
그 많은 목선을 멀리 보냈으면서도
정작 마음을 거두지 못해
속절없이 허물어지는 순간에도 의연했던,
그러고도 물결 위에 사심 없이 노니는 윤슬인 양
다정한 어깨를 내주다가 무심히 손 흔드는 부두처럼
나도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듯 가볍게 떠나가길 바라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