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포토에세이

알수없어요

photo/gumo netizen

폭설

투명하게 볼 수 없다면

차갑게 느낄 수 없다면

우리는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냉정한 눈빛이

시공에 나풀거리면

내 반쪽 온기는

영영 녹아버릴 것 같아

조용히 덮어달라고

모르는 게 약이라고

하얗게 내리는데

내려서 사무치는데

이 질긴 눈발은

언제쯤 멈출 수 있을까

멈춘다면 우리는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세상은 온통 고립무원,

털어낼 수 없는 설움만

영하에 속박되어

몇 날 며칠 쌓여만 가는데

네 목소리만 들리면

금세 풀리고 마는 나는,

나도 모르는 백치인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