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산문

서울의 봄

봄바람을 따라 나선 걸음은

서울식물원에 가 닿았다.

진달래와 개나리,

수선화는 절정이었고

성급한 튤립 몇은

벌써 봄의 안쪽으로

온 몸을 밀어 넣고 있었다.

한 바퀴 봄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해맞이 중인 물망초를 만났다.

너무 작아

더 가까이 가야만 보이는 꽃들.

나는 그 푸른 얼굴들을 담으려

몸을 낮추고 숨을 멈췄다.

뭐 해요?

이건 카메라예요?

왜 꽃을 찍어요?

고개를 들자

올망졸망 호기심 가득찬 눈들이

어느새 내 곁에 와 앉아 있었다.

나는 방금 묻던 아이와 눈을 맞추고

가만히 되물었다.

엄마도 네 사진 찍어주지?

왜 찍어주는지 아니?

아이는 잠깐 말이 없었고,

나는 빙그레 표정을 올리며 말했다.

예뻐서 찍는 거야.

네가 참 예뻐서.

아줌마도 그래,

꽃이 너무 예뻐서 찍고 있지.

내 대답이

너무 봄이었던 것일까.

아이는 금세 방긋 피어나

내가 그 자리를 뜰 때까지

환한 빛으로 머물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