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곱창을 먹을 때면

이제 곱창을 먹을 때면
친구 생각이 날 것 같다.
큰 시장들이 즐비한 동대문,
그 뒤안길.
최고의 기술로도
쪼갤 수 없는 시간을
그녀는 온전히 나를 위해 비우기로 했다.
곱창집으로 가는 동안
좁은 골목과 꽃샘바람,
그리고 잊고 있던 많은 것들이
나와 내 친구 뒤로 스러져 갔다.
“어머머, 저 집은 정말 오래된 것 같아.”
탄식처럼 튀어나온 내 말에
빙그레 웃던 친구는
“여긴 그대로야~”
그랬었다.
낡은 고택 섬돌의 모서리처럼
이제는 맨들해진 마음으로
살아가는 우리들.
찬 바람 가득한 골목을
한참 걸으며
나는 오랜만에
사람의 진심을 보았다.
맛있는 곱창을
내게 먹이고 싶다는
고향 누님 같은 살가운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