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시

첫차는 떠나가는데

덜컹거리는 수레바퀴가

끊임없이 돌아가는 에스컬레이터,

그 위에서도 뛰어야 하는 청춘이 있어

지구 한 귀퉁이는 늘 비워두어야 한다

제자리걸음으로도 숨이 찬 그이가

낡은 멍에를 벗어내지 못한 채

한 번쯤 이루고 싶었던 이탈은

어느 급류에 휩쓸려 사라진 것일까

새녘 동살에 묻어온 바람은

돌고도는 지난 이야기에 젖어들고

푸른 환영에 눈이 먼 가속 페달은

가없는 물줄기에 속박되었는데

빈 수레만 덩그러니 남기고

홀연히 떠나간 그이의 숨 터엔

삐거덕삐거덕 처량한 울음소리만

헐거워진 기억을 배웅하고 있다

#시적장치: 상징법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