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포토에세이

상행선 열차를 타고...

달리는 기차안에서

비가 덮친 바다.

여수역에서

여수역앞 화단

많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담석 수술 후 다행히 빠른 회복을 보이신 시어머니를 뵙고 상행선 열차를 타게 되었지요.

아들은 그 동안 쏟아 낸 에너지를 보충이라도 하려는듯 승차하기 무섭게 잠들더니 좀처럼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덕분에 어미는 잠시라도 로라가 된 착각에 빠져 들었고요.

헝클어진 제 탈을 벗어 내고 제 목숨을 끈질기게 위협하던 것으로부터 벗어나 비로소 자신의 가치를 발하는 저 자유의 몸짓.

세상에 뿌리내린 사월은 그렇게 눈부신 모습으로 내 안에 들어왔습니다.

저 모습으로 태어나기까지 얼마나 많은 역경을 견디어냈을까요.

원색의 봄꽃들과 여린 연두 빛이 출렁이는 풍경들이 장시간 반복되고 있음에도 전혀 무료함을 느끼지 못했던 것은 칙칙한 소나무 숲과 험한 산새를 떠 받고 있는 위태로운 절벽들이 간간이 뒤섞여 있었기 때문 이였겠지요.

옛날 중국에서는 산수화를 으뜸으로 여겼고,인물화를 그 다음으로,꽃과 새.대나무 바위 그림을 그 다음으로 쳤다 합니다.그런데 아무리 수려한 산수화라도 걸지 말아야 할 장소가 있었다지요.바로 경치를 마주보는 자리였는데,그림이 아무리 뛰어나도 살아있는 대 자연보다 나을 수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랍니다.

하루쯤 기차를 타고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만나 보세요.

지금 우리네 산과,들,바다는 온통 책이고,그림이고,노래입니다.

결코 사치스럽지 않는 우리네 여유이고 축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