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편지
원경아,
아직도 이런 꽃 편지가 남아 있었니? 너의 편지를 받고 바로 전화할까...
아니,분위기있는 노래를 배경으로 메일을 보내 줄까...
한참을 망설이다 문구점으로 향했단다. 너도 나같은 기분을 한번은 느껴야 되지 않겠니?
문구점에는 참 여러 종류의 꽃 봉투가 진열되어 있더라.
그 중에 가장 유치한 그림을 골라 두었지만, 애써 참기로 했단다.
내가 모르는 세상 저편에는 아직도 흙냄새, 풀 냄새 그윽한 향기로운 아낙이 그렇게 살고 있는 줄 세삼 놀라면서 돌아오는 길 내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
어젯밤 저는 아이들 낳고 키우면서 잠시 접었던 직장 생활을 5년만에 다시 재개 한다는 친구 동생의 반가운 편지를 받고 긴 답장을 썼습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참으로 아련한 추억의 편지, 그 후배 언니와 주고 받던 소녀시절 추억과 우정이 되살아 난 기분 이였지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편지를 참 많이 썼습니다.
좁은 동네였지만 아이들 이름까지 기억하기 쉽지 않았을 저의 이름을 우체부 아저씨는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저의 아버지는 ' 우리 동네에 오는 편지는 다 네 것이다' 라고 가끔 말씀하시곤 했지요.
그렇지만 제가 편지를 쓰는데 별로 반대하시지 않으셨어요.
오히려 제게 온 편지를 읽어보시기를 즐겨 하셨으니까요.
편지를 쓸 때면 항상 빠지지 않았던 그 날의 날씨와 풍경들...
편지를 쓰기위해 필수 조건으로 관찰해야 했던 거지요. 비록 깊이까지는 접근하지 않았어도 말입니다.
그 후배에게 편지를 쓰기 위해 옆집 담장 안에 피어 있는 라일락 꽃을 한참동안 쳐다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잠시 그 향에 취해 보기도 했지요.
낙도 그 푸른 바닷가 오막살이 작은 집 마루 한 켠 에는 세상 저편에서 들려 오는 아득한 그리움의 노래가 차곡차곡 쌓여 있었습니다.지금 생각해도 참 흥분되고 가슴 설레는 시절 이였네요.
또 하루 부산하고 어설픈 아침을 그 후배는 열겠지요.
다정한 이웃들의 관심이 후배 마음의 곡간에 가득 쌓여지길 진심으로 빌었습니다.
그렇게 되겠지요?
소박하고 진실된 가슴을 내밀면 한껏 부푼 아름다운 마음들이 다시 메아리되어 돌아와 줄 거라 그 후배는 믿고 있으니까요.
참으로 오랜만에 긴 글을 쓰면서 자판에 너무도 익숙해버린 제 손이 제 마음 만큼 많이 떨렸습니다.
답장을 받은 제 후배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요...?
애린이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