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산문

내마음 달빛 따라...

11월 1일

하얀 제복을 입은 우리나라 해군들이

거대한 잿빛함정을 이끌고

베트남 사이공 강줄기를 따라

호치민에 도착하였습니다.

한 조를 이룬 3척의 군함에는

우리의 가을과 바다를 건너온 태극기와

대한민국 해군 깃발이

많은 세월동안

물빛만큼 슬프고 암울했던

사이공 강에

자유롭게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뜨거운 태양아래 구슬땀을 흘리며

우리를 반겨주시던 해군들은

지금쯤

삼일 낮, 밤

이국의 바람과 태양과 풍경,

그리고 그곳에서 만났던 우리들을 회상하며

내 조국, 우리의 바다를 지키고 있겠지요.

오랜 전쟁에

아까운 4만 여 분의 우리의 선열들이

하늘을 덮었던

거대한 밀림과 함께 사라진 이 땅에

어느덧,

현란한 꽃들은

사계절을 피우고도 지치지 않아

그 지겨움에 가끔은

먼 곳으로 눈길을 돌립니다.

우리가 지쳐 할 때

스스로 바스라지 던 내 나라의 계절이

참으로 그리운 시간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오늘밤은 달이 밝고

그 밝은 달빛 따라

그리운 사람들이 사는 곳,

그 곳으로 갈 수 있음 입니다.

그리움이여!

오늘도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