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시

남자들의 비애

설날

남자이고 싶음은

고향을 갈 수 있으닌까...

내 그리운 고향

마음편히 갈수 있으닌까...

그렇지만,

남자가 되어도 마음은

편하지 못할거야...

어쩌면 우리네 여자보다

마음이 더 무거울걸...

지친 아내의 얼굴이

자꾸 무거워...

어른이 된다는건

모든게 짐일거야.

그 짐을 훌 훌 벗고 싶어도

벗을 수 없는 우리네 인생살이

설날

너무 먼 친정길...

그래서 가기 힘든 친정길...

그래도 나 행복함은

우리형님 따뜻한 말씀에

나 또한 감격해서

밤늦도록 도란도란

술병이 자꾸비네...

아침에 눈을뜬 남자들의 비명소리

"이 아까운 술 누가 다 먹었어?"

마당에 빈 병들

우릴보며 한숨짓네...

딸부자집 여인들은

빈 친정집을 생각하며

얼마나 마음이,

마음이 아파질까...

그래서 설날은,

많지 않은 설날은

주부들이 우울할거야.

그얼굴을 지켜보는

남자들의 비애여...

어른은

무거운 짐을 짊어지는

지게꾼인 것을...

우리는 왜 자꾸 어른이,

어른이 되고 싶었을까....

소녀가 되어서

고향에 가고 싶네...

친구들을 만나도

너무도 마음편한

꿈많은 소녀가 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