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캐는 아낙네.......
그동안
민둥산으로 보기싫게
비어있던 우리 섬들의 밭들은
보리가 얼마큼 커 있을까?
어느 따뜻한 봄날.
그날은 날이 너무도 좋았는데도
배가 오지 않았지...
우리동네 아이들은 또 그렇게
장지를 향해 걸어가는데
어느 언덕에 올랐을까....
탁 트인 바다가 나를 보고 있었어.
바다는 너무도 푸르게 누워있고
푸른 바다 사이로 하얀 거품 처럼 파도가
일렁이고 있었지...
...아하!..그래서 주위보가 내렸구나...
그렇게 생각하고는 지나 갈려는데
보리가 너무도 고운 초록색을 내며 크고 있는게
보이는 거야.
어떤 남자 아이는 막 피어오른 보리를 보고도
줄기를 쭉 뽑아 피리를 불고 있었지...
난 가만히 그 보리밭을 지나쳐 오긴 했지만
보리밭 고운 초록싹이 신기하게도
자꾸 따라오는거야...
꼭 나를 붙잡고 싶은것 처럼.........착각이지...
내가 그 보리밭을 떠나고 싶지 않아
자꾸 보리가 나를 따라오게 하고 있었던 거지...
일제히 반짝이며 나를보는
초록빛이 너무도 싱그러워.........
보리가 어느정도 커서 누런 빛깔로 변할때
뻐꾸기가 노래를 불러주면
그 노래가 얼마나 곱게 들렸는지.
우리반 아이들도 기억하고 있을까...?
그 뻐꾸기 노래를 들을때마다
난 자꾸 뻐꾸기 소리가나는 곳을향해
눈을 돌렸지...도데체 뻐꾸기는 어떻게 생겼을까...
이제 막바지 동백꽃도 뚝뚝 떨어지고 있겠지.
아직 다 피지못한 봉오리는 빨리 피어나야 할텐데...
가랑비라도 내리고 난 뒤엔 우리동네 친구들은
동백꽃속에 숨어있는 꿀을찾아 숲으로 가기도 했었지.
어느숲에는 낮은키에도 아주 많은 동백꽃이
피어 우린 그 동백나무가 내것인양
벌써부터 마음이 흡족해서 그렇게 기쁠수가 없었어...
동백꽃 꿀을 먹어본 친구들은 몇이나 될까...
그 상큼하고 달콤한 맛을 기억한 친구들은 몇이나 될까...
꿀을 먹다가 동백꽃 노란 꽃술에 들켜
노랗게 분칠을 당한 그 아이의 얼굴을
누가 알고 있을까...
오늘 난
한가로운 오전을
푸르게 변하고 있을 우리동네가 그리워
이렇게 회상하면서 꿈꾸고 있었단다.
꿈속에서 우리동네는
이젠 다 늙어버린 아낙네가
쑥과 산나물을 캐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구나
....고사리도 뿔쑥 고개를 들다가 아낙네에게 들키고 있네...
산나물을 뜯으러 돌아다니다가 집으로 돌아오면
내 바구니는 다른친구들보다 적은양의 산 나물이 들어있었지...
난 들에핀 이름모를 꽃들과 얘기하는것에 정신이 팔려
많이 뜯질 못했거든....
....그 꽃들 이름을 다 기억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싱그럽게 웃고 있던 꽃들을.................................
그 꽃들을 다 보고나면
난 삐비를 뽑으러 갈거야...
삐비의 맛이 어떠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 삐비는 내 손길을 알아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