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산문

추억편

울 엄마

서울 오실 적 보따리는

복어의 복부처럼 늘 팽팽해 있었다.

그 보따리를 풀면

이웃 아낙이 갖다 준 정어리도 있었고,

밤 바다에서 막 건진 숭어도 있었다.

엄마의 보따리를 풀면

하나같이 딱딱하게 얼어붙은 빙어들과

그리고 빙어를  녹여버릴

뜨거운 사랑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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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할머니, 멀 그리 많이 가저가요."

"응, 울 새끼들 줄라고 김치랑 개기좀 얼려가느라고..."

"아이고 할머니, 담 부턴 이렁거 싸가지 말다."

"왜...?난, 이 재미로 사는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자식 생각코  쌔빠지게 해서 갔다줘도

별로 안반가워 한다요.

할 줄도 모르고 해묵기도 귀찮아서 안그요."

울 엄마 서울 오실적 기차안에서

옆좌석 아줌마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난 여기서 두가지 사실에 놀라고 슬펐다.

하나는

애써 담아온 사랑도

이제는 귀찮은 시절이 되었다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울 엄마가 벌써

할머니 소리를 듣는다는 사실에 그랬다.

♪ Kimkwanseok-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