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딱지를 먹는 아이
"엄마,코딱지 먹어봤어?"
"아니, 왜?"
"에구 엄마, 우리반에 남자애 하나가 코딱지를 자꾸 먹어..."
"그 맛없는 걸 왜 먹는다니?"
"엄마 먹어 봤구나...치 ...맛도 알고..."
"진짜 애 앞에서 무슨 말을 못해요..."
요즘 들어 딸애는 말꼬리를 늘어지게 잡느라 얼마나 피곤 할까.
무슨 말만 하면 엄마보다 앞서 생각하는 아이...
건망증도 자꾸 늘어나면서 아이 앞에서 머릿속으론 정신 바짝차리고
아이와의 대화에 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다 쓰고 있지만 그런 속내까지도
들키지 않으려는 엄마는 또 다시 딸아이에게 헛점을 보이고 만다.
'그애는 코딱지를 왜 먹어서 이런 대화를 하게 하나...별 애가 다 있어...'
그 후로도 코딱지 먹는 아이 이야기가 몇번 나오긴 했지만,
난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오늘 딸아이는 또 다시 내 머리에서 잊을 만 하던 코딱지 얘기를
꺼내며
"엄마,오늘 급식에 버터에 구운김이 나왔거든? 나 그 김 정말 먹고 싶었는데
안 먹었잖아..."
"왜?"
"코딱지 먹는 애가 급식 배식 했잖아!"
"그 애는 코딱지를 맨날 먹는다니?"
"맨날 먹어 ...그게 간식이래?"
"괜히 장난으로 한 말을 믿니 넌?"
"엄마는 못 봐서 그래...맨날 먹어... 우리 보는 앞에서"
"그면 친구들이 가만 있어?"
"왕따 시킬려고 해도 소용없어.지 맘 대로야?"
"그래도 손은 씻겠지?"
"수시로 파 먹는데 씻으면 뭐해.그 손에 또 묻어 있을텐데..."
에구... 나도 모르겠다.
요즘 지 멋대로인 세상에 코딱지 먹는다고 병걸려 죽는것도 아니고...
그런데 알다가도 모르겠네...왜 하필 그걸 간식으로 먹나?
간식이라며 친구들 보는 앞에서 버젓히 먹는 그 용기도 대단하네...
왕따쯤은 하나도 두렵지 않는 코딱지 먹는 아이...누가 그애 간식을 막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