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시

유년의 자리

오롯한 숲길로 떠난 그대

은빛 여울을 보셨나요.

무심히 보낸 세월을

어느 바람지고 해가 뜨면

기억할련지요.

우리가 스친 길을 닮은

낯선 길을 만나서

그리도 반가웠던 것은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그대의 영상 때문입니다.

다시 만날 것 같던

어제 우리가

이리도 긴 이별위에 있는 것처럼

해가지면

그 길 따라 세월가고

우리네 그리움도 떠납니다.

그러나

끝내 떠날 수 없는

그 하나가 있다면

내가 다시 나를 찾아

귀환할 수 있는

유년의 자리이겠지요.

글,사진/애린

서해에서-정태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