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버들 춤추는 그곳에서...
신대방역에서 하차 보라매공원을 향했다.
정문도 후분도 아닌 쪽문으로 입장한 우리...
들어서자 아담한 연못이 펼쳐 있었다.
그 속에는 살이 오를많큼 올라 포동포동해진 비단 잉어도 있었고
그보다 더 고왔던 것은 연못을 제 안방삼아 누워있는 연꽃 무리들...
모처럼 도심속에 신록의 향을 맘껏 들어마신다는 것도
들뜨게 했지만 쉽게 볼수 없었던 연꽃무리를 보고
내 마음은 가만 있었겠는가...
우리가 자리잡은 나무 그늘 아래 잔듸밭 옆에는 뻔데기와 다슬기를 삶아파는 장수가 있었고,
난 놓칠세라 뻔데기와 다슬기를 사 왔다.
내친구 은자는 뻔데기를 보고 징그러 못 먹겠다 했지만
나와 내딸은 맛나게 먹어줬다.그러면서 불르던 노래...
(밥만 먹고 똥만 싸는 청개구리가 어느날 배가 아파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하는 말이 식중독이래 집에 와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어제 먹은 뻔데기가 알을 깟나봐....번데기..뻔데기....)
"나 이노래 우리조카한테 가르쳐줬다 울 올케한테 욕 실컷 먹었잖아"
"왜?"
"애가 시도 때도 없이 이 노래만 부르고 다닌다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야 이런것도 못먹냐? 이 바보"
"징그러워..."
"난 어렸을때 먹어봐서 그런가? 울 아버지 자주 사오셔서 우리
많이 먹었는데?"
"그래,우린 가난해서 뻔데기 못 먹어 봐서 지금도 못 먹는다"
"아니지...그건 가난이 아니라 초포 골짜기 어디서 번데기를 팔아?
사 먹을 때가 없어서 그런거지....
우리는 번데기도 파는 동네에서 살아봐서 먹을 기회가 있었던 거고..."
점심을 먹고도 애들은 공놀이에 열중하고
자전거를 잘 타는 은자딸뒤에 우리딸이 앉아 보라매 공원을 휘졎고 다닌
사이에도 우리는 참 즐거웠다.
수양버들이 가끔 바람을 만나 너울거리는것을 보며
누군가 말한 가무가 느닷없이 생각나서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울 딸 자건거에 떨어졌다며 공주표 흰 옷이 갈색 얼룩이 더덕더덕
묻혀진 상태로 어정쩡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인중을 조금 벗어난 곳이 깍겨 꼭 수염을 붙이고 온 것처럼 우숫꽝 스러웠고
양 팔꿈치에 피가 나는 걸 보며
"야! 이정도 다치기 다행이다. 떨어지다 안경이라도 깨졌으면 어쩔뻔했어?!
깨지면서 너 눈이라도 다쳤으면 ....아이구 가슴이야..."
"엄마,나 안다치고 안경만 깨저도 괜찮은거지?"
"괜찮긴 뭐가 괜찮아. 안경 또 맞출려면 돈은 안 들어가니?"
아뭏튼 운좋은 하루 였다.
오늘 아침 딸아이는
"엄마,오늘 체육 들었는데 그늘에서 쉰다고 선생님께 말씀 드릴까?"
"뭐라고 말씀드릴건데? 저 자전거 타다가 떨어졌어요...그래서 좀 아파요...라고 말할래?"
"챙피하게 어떻게 그렇게 말해! 자전거랑 같이 넘어졌다고 말해야지..."
"니 맘데로 말씀 드리게나...기가 막흰 아이디어네...."
"엄마, 나 코 밑에 엄마 화장품 발라주면 안 됄까? 어휴~챙피해서 어떡하지?...
요즘들어 멋이 자꾸 들어가는 우리딸...어제 입은 코 밑 상처가
지 멋 유지 하는데 큰 타격을 입고 말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