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산문

비 오는 밤

저는 비오기 하루 전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엄마가 많이 아파하시거든요.

며칠 전에도 그렇게 많이 편찮으시더니

결국 기력이 다 떨어 지셨는지

자꾸 이상한 얘기를 하고요...

어쩌다 정신이 들 때면 그러십니다.

“니가 고생이 많다 니가...”

그러면 전 그러지요.

“엄마가 기운이 생기면

나도 기운이 생기고

엄마가 자꾸 아프면

나도 아파져...“

후두둑

비가 내립니다.

세상이 모든 고통이

이 빗방울에 씻겨 지고

이 빗소리에 잠이 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 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비는 이 밤을 밝히고

하얗게 부서지고 있습니다.

한숨 푸욱 주무신 엄마는

이런 저를 보고

“아이...낼 힘들어서 출근 어찌 할라고 아직도 안자냐...”

♪ uri e0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