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산문

타미플루~ 안녕!

“어? 왜 이렇게 뜨거워?”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면

때가 때인지라 습관처럼

아들래미에게 제일 먼저 달려갑니다..

그런데 이 녀석

몸이 불덩어리가 되어있지 않겠어요.

“엄마, 나 머리가 너무 아파..꼭 망치로 얻어맞은 것 같아.”

“언제부터 그랬어? 엉?”

“아까 여섯시부터...”

“그럼 엄마를 깨웠어야지!

에구 ...열이 도대체 몇 도까지 오른 거야?”

전날 가브리살도 잘 먹고

내일에는 친구들이랑 야구를 하기로 약속했다는 녀석,

좋은 컨디션으로 잠자리에 드는 걸 분명 확인했는데

우리 집은 갑자기 비상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병원에 가는 일은

기동성이 빠른 울 옆지기가 맡기로 하고

저는 출근을 해서 아이의 상태를 학교에 알렸습니다.

그러나 온 주파수가

아들래미가 있는 집으로 되어있어

일을 하면서도 내 귀전에는

아들래미의 숨소리가 들리고

아이의 뜨거운 입김이

느껴졌습니다.

이윽고 병원에 다녀온 옆지기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약식 검사에서 신종플루 양성 반응이 나와서

타미플루 처방을 받았다고요.

그렇지만 이제 초기단계인 것 같으니 안심하라는...

전화를 끊자마자 당장이라도 아들래미에게 달려가고 싶었지만

그날 하필 동료가 입원중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시간만 나면 아들래미와 통화를 해서

몸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아들은 비교적 담담하게 대답했습니다.

아침처럼 머리도 안 아프고 열도 안 오른다고...

그런 아들래미가 하루 종일 얼마나 큰 불안감에 떨고 있었는지.

퇴근을 하고서야 알았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아들래미는 마스크를 쓰면서

금방이라도 눈에서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습니다.

“너, 왜 그래? ”

“엄마, 나 신종플루래..”

그러면서 이 사실을 엄마가 알게 되면

얼마나 충격을 받을까 걱정했고. 죽을까봐 걱정했고,

가족 들이 가까이 오지 못할까봐 걱정했고...

이미 엄마가 알고 있는 줄도 모르고

아들래미는 걱정으로 태산을 만들어 두고

기어이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녀석에게 마스크를 벗으라고 하고는

‘니가 만약 진짜 신종플루라면

아침에 니 뜨거운 입김을 엄마가 다 들여 마셨는데

그때 이미 다 전염 되었을 거라고’ 하면서

제가 알고 있는 모든 걸 총동원해 아들래미를

안심시켰습니다.

그때의 제 심정이란 모든 엄마와 같았을겁니다.

차라리...내가 아픈 게 낫지...

그러나요...엄마도 아프면 아니 돼지요.

그때서야 녀석도 마음을 놓았는지 티브를 켜고

컴퓨터 게임을 합니다.

그리고는 온 가족이 다 모였을 때는

입술을 불며 음을 내는 비트박스에 몰입 하길래

따끔하게 해 주는 말도 잊지 않았지요.

“아무리 그래도 기본은 지켜야지~잉. 그게 뭐시여!

에구... 침 다 튀긴다.”

그때 울 딸래미 한 마디 거들더군요.

"우리반 친구는 신종플루걸렸다고

식구들이 일 주일 내내 자기 방에

갇아 두어서 답답해 죽는 줄 알았단다.

오빠가 고삼이라

얼마나 철두철미하게 조심했는지..."

그 후 아들은 아침저녁으로 꼬박꼬박 타미플루를 먹었고

일주일 동안 집 잘 지키고 먹고픈 거 당당히 요구하면서

잘 쉬고 잘 먹더니

그전 보다 더 좋은 심신으로 등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꿈이 많은 울 아들래미는

미래에 야구투수도 되고픈 까닭에

매일 인터넷을 보며 변화구 공부에 빠져있고

연습을 하느라 우리 집 빨래감 통에

돌돌뭉친 종이 덩이를

열심히 던지고 있습니다.

행복하소서~~~

계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