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시

이름 모를 꽃 되어...

친구들과 산딸기 따러 강화의 작은 마을엘 다녀왔습니다.

몇 해 전 그곳을 스치던 친구의 기억을 더듬더듬 헤치며

마침내 알알이 맺힌 우리네 정든 추억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칡잎에 싸여진 추억의 풋내가 그립고

길섶에 핀 여린 풀꽃의 향연이 그립거든 여러분...

뚜벅뚜벅 걸어오세요...

햇살과 바람이 머물다간 기억의 뒤란으로....

들꽃닮은 삶

어디쯤이면 만개해

흐드러진 이름 모를 꽃 되어

언덕에 선 채

눈물없이도 서로를 부드럽게 흔들며

고운 향기 전해주는

편안한 우리가 될 수 있을까

지독한 혼돈의 소용돌이 가운데

낮은 언덕을 넘어

쓰러진 서러운 삶을 세우려

뒤돌아보면

그래도 가슴 따뜻한 네가

거기 있음이 다행이다.

201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