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는 바람
관악산 하산길,
앞선 친구들은
이미 산모룽이를 돌아
흔적이 없었다.
그리고 한참동안
내 앞을 차지한 중년의 부부가
스마트 폰을 하늘 높이 쳐들었고
나는 그들을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이윽고 자리를 비켜준 중년의 부부는
내 오던 길을 오를 찰나
나도 그들처럼 스마트 폰을 꺼냈다.
" 참...이쁘죠!?"
"네, 세상에..
어떻게 저기에 둥지를 틀 생각을 했을까요...."
오르내림의 지친 길목에서
정작 우리의 땀을 씻겨준 것은
척박함을 이겨낸 자태였다.
그리고
잠시 스쳐간 바람처럼
그들은 멀어져 갔고
나도 그들처럼 멀어져 왔다.
aerinIMG_6038.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