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산문

잡초

잡초의 사전적 의미

야생화 특히 작은 풀꽃에 애정을 쏟은 뒤부터 '잡초'라는 단어를

멀리해왔다. 잡스럽다, 잡다한, 잡상스레 에서처럼 잡(雜)자가

들어가면 왠지 변변치 않아서 관심의 대상은커녕 함부로 대해도

상관이 없고 상스럽고 거칠고 천한 느낌이 드는 데다, 그러한 것들을

한꺼번에 뭉뚱그려 비하하는 듯한 표현에 저항감이 들어서였다.

더욱이 '이름 없는 꽃'이나 '이름도 없는 풀'이란 표현을 접할 땐

내 아이 내 친구를 몰라주는 듯 해서 마음이 많이 상했었다.

단지 이름을 모를 뿐이지 어떤 풀꽃도 어엿한 이름을 가지고 있고

쓰임새가 요긴한 들풀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사실 신약의 발견이나

병,의원이 귀한 시절엔 우리 주변의 모든 들풀이 소중한 약재였다.

그런데 잡초의 사전적 의미를 접하고부터는 생각이 다소 바뀌었다.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 풀'로 적고 있다.

그렇다. 가꾸지 않아도 봐 주지 않아도, 하물며 사람이라면 도저히

뿌리 내리지 못할 것 같은 조악한 환경에서도 터를 잡고

묵묵히 제 할 일을 해내는 그들의 삶이 참으로 숭고하지 않은가.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에 비추어 내 삶을 돌아본다.

건기 우기 혹한 폭서를 견뎌내고 예초기에 몸을 잘리고도 다시 살고

어떤 녀석은 낫을 대어도 쉽게 잘리지 않는 강인함으로

꿋꿋하게 살아남아 결실을 보고는 다시 땅보탬 하는 저들의 삶은

곧 내 삶의 숨 쉬는 참고서이고 매 순간 새로이 맞는 스승이다.

/金必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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