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머리개/고향길...그 후기
고향길... 그 후기
글..........홈지기
사람에게는 무릇 달려갈 어떤 곳이 필요한 것 같다.
지치고 힘들 때...
무언가 꽉 막힌 벽을 만났을 때...
그리고 주기적으로...
10월 1일 아침!
6시 50분 신광페리호를 타고 드디어 남면으로 갔다.
서둘러 벌초를 하였지만
오후 3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친구들을 만났고
옥근이가 구해준 사시미를 맛있게 먹으면서
잠시 다음날 일정에 대해서 논의 했다.
내일 오전엔 문바위 등정, 오후엔 머릿개에서
홍합, 빅굴, 돌멍게 파티를 하기로 했다.
원래 이틀하기로 했던 이벤트를
하루에 몰아서 하기로 한 것이다.
다음날 예정대로 태준, 련, 옥근, 동생부부,
그리고 나 이렇게 6명이서 초포 분무골, 안골로 해서
함덕몰랑으로 이어지는 대부산 등산길에 올랐다.
태준이의 유머러스한 시골사투리 입담을 걸음삼아...
가면서 떨어진 밤을 줍고 입을 함박 벌린 우름을 따 먹으면서
잠시 떨밭(돌밭)에 앉아서 우름 껍질을 술잔삼아
막걸리 한 잔씩을 했다.
물론 애주가인 태준이는 두 잔^^
물떨어진 바위와 솔고지등을 옆으로 하여 드디어
비자나무, 소사나무 군락지를 지나
우리가 가기로 했던 문바위에 다다랐다...
산정상에 바위로 용머리를 틀어 시야각을 최대로 해준
천혜의 조망지
문바위!
동쪽으로 미리 시야를 두기에는 그 모습을 미리 본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워 아끼고 아끼다 보기 위해...
잠시 고개를 남향으로 두니
소리도와 안도가 하나의 성을 이루었고
그 주변은 금오도의 산들에 의해 바다가 분리되어
바다가 산 사이 사이에 물을 채운 호수로 변해 있었다.
그 호수에는 조그마한 섬들이 제각기 자리의 터를 넓히려
아웅거리고 있었고...
문바위에서 보는 최고의 조망!
동바다 섬들!
그 멋진 조망을 보기위해 절벽 위에 서니
바다에 열기를 빼앗긴 시원한 바람이 절벽을 타고 올라
방향을 바꾸지 못하고 하늘로 치솟았다.
코끝이 간지러웠다.
멀리 여수의 국동과 소호가 보이고 돌산의 군내, 신기, 멀리 남해도의
위용과 개도, 나로도...
화태도, 월호도, 두라도, 나발도, 횡간도의 힘겨루기...
정말 환상 그 자체였다.
옥근이와 거훈이는 이곳이 고향이면서도
이 모습을 처음 본다고 하였다.
참.......내........
섬 사이사이에는 섬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주는 바닷물이
요동치고 있었다.
한가위 바다는 조금이 아닌 시때라 물길은 한층 빨라
바닷물의 요철로 인해 그 빛깔이 어우러져
군데군데 유화로 그려놓은 것처럼
색이 겹치듯이 용솟음쳤다.
그 바다 위를 몇 척의 배가 꼬리에 꼬리를 이은 포말을 남기며
붓으로 색칠을 하듯 달리고 있었다.
하늘은 말그대로 구름 한점없는 청명한 가을하늘...
그 빛깔을 우리모두는 질리게 보면서 자랐는데
저 빛이 시리도록 파란 색임을 몰랐었다.
누가 톡 치기라도 할량이면 하늘에서 파란물이 바다로
쏟아질 것만 같았다.
그 조망권의 가운데 앉아 다시 막걸리 한잔...
숨쉬기 편안한 너무나 맑은 공기,
따가운 햇빛을 잠시 잊게 해주는 정자같은 나무그늘,
시야를 확트여주는 시원한 조망,
그 속에서 막걸리 한잔이라...
바둑이라도 두고 있으면 완전히 신선아닌가?
정말 가을이라는 계절에 동화되어
더더욱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시간의 굴레를 벗어날 사람은 없다.
그냥 오기에는 너무 아쉬움이 많았지만
모여서 사진을 찍고 여천마을로 내러왔다.
봉수와 재윤형이 미리와 차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차를 몰아 학동으로 달렸다.
학동앞 바다에서 함께 배를 타고 바다로 갔다.
봉수가 잠수하여 홍합, 빅굴, 돌멍게를 땄고
이것을 불에 구워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들로
멋진 추석을 가꾸었다.
아쉬움에 다시 초포로와서 맥주로 간단히
하루의 이벤트를 마무리 했다.
같이 수고하며 힘든 길을 함께 했던
멋진 고향 사람들과의 만남을 뒤로하고
다시 여수로 향했다.
배를 타고 오면서 뒤를 보니
산위에 이제 구름이 걸리었다.
우리가 함께했던 저 멋진 산...
하얀 구름모자를 쓴 채로 석양빛에 물들어
홍조를 띠며 웃고 있었다.
주의보 내려서! 멀어서! 라는 둥 갖가기 핑계로
고향을 찾길 두려워하는 뜨내기 같은 우리 모두에게
말하는듯 하였다.
"아무때나 오거라... 난 언제나 이자리에 변함없이 있을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