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시

빗방울에게

너를 보내고 나는 공허하다

숨 쉬지 못한 풀잎이나 태워버린

마른 바람으로 간다

마음을 부려놓을 의자도 없고

다시 온다는 새벽도 없다

오랜 먼지처럼 창백한 날개를 달고

거기 파리한 공기가 어슬렁거린다

그 날개 하나 펴고 나는 파닥인다

나를 붙잡던 가지가 꺾이고

마른 비명이 허공을 가른다

가볍게 피어 헤퍼진 꽃잎이

지루한 건기를 예감할 뿐

너를 보내고 나는 바스락거린다

푸른 바람이 떠돌다 지치면

너는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볼까

다시 젖어 벙그는 우리가 될 수 있는가

https://youtu.be/lijxNgR2eW4

      ♧scarborough fa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