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산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모임의 끝은

항상 뒷날 아침이 되어야 알 수 있는데

역시나 기분이 별로였다.

기분 좋아서 내가 한 잔 더 마셨거나,

기분 좋게 따라준 거 남기기 아까워했거나...

옆지기에게 오늘은 해장국을

좀 먹어야 할 것 같다고 하니

본인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온종일 뒹군것이 아까워

해장국 집은 좀 먼 거리를 택했다.

돌아오는 길,

아파트 난간에 연두가

몽실몽실 피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너무 기특하고 예뻐서

사진을 찍으려고 보니

밑둥치만 남기고 몽땅 잘려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옆지기에게 몇 가지 들고 가자고 하니

이걸 뭐에다가 쓰려고 그러냐고 하다가

금세 가지를 추린다 ㅎㅎ

며칠 만에

우리 집 베란다는 온통

노랑과 연두 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