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바이러스
다시는 접속할 수 없을 것처럼
나는 오늘도 당신을 클릭합니다
보고 싶다는 말
고마웠다는 말
차고 넘친 흔한 말 삭제하고
당신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진심 어린 데이터를 뽑아
모두 전송하고 싶습니다
너무 깊게 숨긴 까닭일까요
가벼운 용량이 서운하고
무심한 화면이 서운하여
감추어둔 울음을
툭 터트리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오랜 세월 다지고 다져야
견고한 본체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얼마나 오랜 바람을 삭제해야
당신의 표정을 읽을 수 있을까요
그저 오는 시간은 없다고 하지만
이 질긴 애증을 차단해야만
숨을 쉴 것 같다고 깜빡이면서도
나는 매일 당신을 클릭하고
나는 매일 깊은 사랑을 합니다
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