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산문

꽃향기는 화사한 빛을 내뿜고

어제 너무 일찍 잠이 들어서 그런지

오늘 새벽 4시부터 정신이 말똥 했다.

"잠아, 잠아, 잠아......

나를 네 깊은 품으로 데려가 주렴"

아무리 애원해도 잠은 천 리 문밖으로 달아나고

어둠 속으로 파고든 생각은 거의 어둠을 닮아간다.

이때는 가능한 밝은 곳으로 나가야 한다.

한 발 두 발 어둠을 더듬어

다크 차콜이 가득한 거실로 나간다.

거실 소파 테이블 위에 웅크리고 앉아있는

낯선 덩이에 움찔 놀란다.

벽면에 바짝 달라붙어있는 전등 스위치를 누룬다.

테이블 위에 퍼진 모양이 하나의 빛으로 모아지고,

그때서야 그것이 꽃다발임을 직감한다.

추측 건데, 드디어 아들은

SOPT IOS 파트장 임무를 끝내고

쫑파티에서 자기가 맡은 대학생들에게

감사의 꽃다발을 받아온 것일 게다

작년 아들은 너무 바빴다.

학교알바, 수업, 취업 준비,

전국 대학생 IT 연합 동아리

SOPT IOS 파트장 역할을 해내느라

그야말로 혼돈 속을 유영했다.

취업을 하고도 토요일이면

동아리 집결 장소로 가기 위해

아침도 먹는 둥 마는 둥

도무지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시간이 없었다.

하나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매 주 지방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거나

KTX를 타고 상경 하는 학생도 있다고 했다.

쉽지 않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하였으니

동아리를 향한 학생들의 열망이나

긍지 또한 얼마나 대단할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A0 코딩 용지에 빼곡하게 수놓은

그들의 마음 한 자 한 자 읽으면서

미래를 짊어지고 갈 많은 학생들이

스스로 제 갈길을 개척하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음에

새삼 든든한 믿음이 갔다.

“아들, 그동안 정도 많이 들었을 텐데

끝나서 많이 서운 했겠다.”

“서운한 것도 있지만,

그동안 시간을 쪼개 쓰느라

좀 힘들었습니다 하하~”

오후 늦게 일어난 아들은

라면 한 봉지 끓여 먹고

또 어디론가 휘리릭 나가고

나는 아들이 받아온 꽃다발을 풀어

화사하게 핀 마음을 실컷 마시며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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