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시

시린 강변에 서서

후두득 스쳐간 계절 앞에서

홀연히 멈춰 선 내 오랜 친구

피고 지는 것은 포개진 것이었구나

시름 떠난 찰나의 햇살에서

온기 멈춘 세월의 그늘에서

얼음 속에 꽁꽁 갇힌 채로

웃음을 지워버린 시간인 채로

얼마나 오랜 우정이어야

녹을 수 있을까

얼마나 오랜 슬픔이어야

흐를 수 있을까

얼마나 사무친 그리움이면

그대로 멈추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