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여행기

다육이야기

아침에 눈을 뜨면

맨 먼저 베란다로 나갑니다.

눈의 초점이 살짝 흐려있지만

다육이 안부를 확인하는 것으로부터

제 하루는 시작되거든요.

요즘 우리 집 다육이는 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나날이 고운 물이 들고 있습니다.

손톱 끝에 매달린 봉숭아 꽃물이

라울에게도 번져있고요.

달달 구워진 라일락은 이미 꽃이 되어

연보라 얼굴로 굳혀있네요.

그리고 2년 전에 잎꽂이 번식한

러브즈로즈도 러블리하게  자리를 잡았고,

피치앤크림도 자꾸 봐달라고 하네요.

신기하게도 다육이는 나이를 먹을수록

귀여운 얼굴로 회춘해서는

저마다 다른  꽃이됩니다.

물이 잘 내려가지 않거나

여름내 웃자란 다육이는 분갈이를 끝냈고, 어디서 오셨는지 깍지벌레 몇,

즉시 사살하고, 선배 언니의 가르침대로

다육이는 뽑아 씻어 말렸습니다.

그리고 만일의 사태를 우려해  흙은

물 살짝 분무해 비닐 봉투에 넣고

전자렌지에 소독시켰습니다.

장시간 쪼그려 앉아

분갈이를 하는 동안 허리는 굳고,

장갑을 꼈어도 손이 거칠어지는

후유증이 있지만,

그래도...

일단, 키워보면 고진감래입니다.

건강하시고

희망찬 새 주 열어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