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여행기

10월 마지막 날은

10월 마지막 날은

가을의 절정 같기도 하고, 끄트머리 같기도 하지만, 둘 중 어느 편에 있어도 쓸쓸한 기운은 매한가지입니다.

지난여름, 너무 긴 장마를  멈추게 해달라는 우리의 간절한 염원을, 하늘은 참 융통성 없게도 잘 들어주어 가을이 너무 목이 말랐습니다.

그 덕에 단풍이 들기도 전에 우수수 낙엽이 흩날렸지요. 목마른 나무는 제  몸에서 수분을 제일 많이 흡수하는 잎을 먼저 떨구어 내면서 생존본능에 접어든다네요.

살기 위해 잎을 떨구어내는 것은 다육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육이는 맨 아래 잎부터 수분을 차단하는데, 우리는 떡잎도 잘 살피고 뜯어내야 합니다. 내버려뒀다간 자칫 해충의 나라가 되거든요.

적절한 수분을 유지하고 조석의 기온 차를 견디면서 다육이도 단풍이 짙어갑니다.

오늘 아침 역광에 빛나는 다육이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친다는 건 다육이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지요 ㅎ

마침내...

시월의 마지막 날이 돌아왔습니다.

해마다 열병처럼 앓는 오늘은

누군가를 만나지 않으면

더욱 쓸쓸합니다.

왜냐하면, 오늘은

그 어떤 수식어를 끌어들여도

아프고...

아리고...

우수에 차지 않으면

아까우니까요.

부디 잘  견디시길...

*다육이 이름을 다 붙여두었는데요.

없는 건 제가 까먹은 겁니다.

혹시라도 아시는 분은 붙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