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산문

어제 본 노을

요사이 저는 공개수업이 있는 딸아이 학교에 다녀왔습니다.

학교는 낙도처럼 뚝 떨어진 들녘, 사방에는 푸른 초원이 망망대해처럼 펼쳐져 있었는데, 그곳은 바다를 보고 있는 것처럼 제 눈을 너무도 아득히 멀게 하더군요. 아름다운 풍경 속에 빠질 때면 꼭 그리움은 고개를 들어 제 안에 슬픔을 고이게 합니다.

일행 중 누군가가 먼 등굣길을 두고 아이들이 많이 힘들겠다고 걱정을 하시는데, 사실 제 마음도 일행의 걱정이 반은 채워져 있었지만, 아무리 편한 길인들 매일 복잡한 도시만 보고 산다면 얼마나 마음이 삭막하겠냐고 그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얼마 전, 딸아이 방청소를 하다가 가로수와 학교, 문구점, 미용실, 등등 낯익은 거리가 그려져 있는 하얀 도화지를 발견하였지요. 그 후부터 급격히 떨어진 저의 기쁨지수는 좀처럼 제자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두고 온 것에 대한 아이의 그리움은 너무도 선명하고 절실해서 제 마음까지 얼어붙게 한 모양이에요. 이런 저를 두고 먼저 온 제 이웃 아낙은 이 땅에서 살아가려면 꼭 거쳐야할 관문이라고 하더군요.

서울은 오늘 눈이 왔다던데 참 좋았겠네요.

위에 사진은 지금 살고 있는 우리집 옥상에서 찍은 어제의 하늘입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