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아이들...(고구마 꽃)
내나이 열다섯,
우리집 마당에
봄부터 자라온 국화 둥지가
자주색 꽃잎을 함빡 터트리고 있었죠.
오래전 외할머니집 마당에
이종사촌 오빠도 있었고
맷돌영감이라 불리는 동생도 있었죠.
맷돌영감 동생은 나보다 한살 어린 이모의 아들이였어요.
외할머니의 모든게 자기것인양 욕심을 부리던 그 아이는
외할머니가 여행이라도 떠나시기라도 하면
그 아이는 모든걸 잃은 상실감에 빠저
날마다 뱃머리에 외할머니 하얀 머리만 기다렸죠.
맷돌영감을,
그렇게 정성을 다해 키워주신 외할머니는
내가 열다섯 그 해 가을
다시는 돌아오지못할
아주 먼 여행길을 홀연히 떠나셨죠.
꽃상여가
온 동네를 돌아 외할머니 황토밭 언덕에 올랐을때
난 그 밭에 난 고구마 꽃을 볼 수 있었죠.
신기하게 고구마순에 자주빛 꽃이 여기저기 피어서
온 밭에 한들거리고 있었어요.
그 밭은 너무도 고운 황토흙이 였고
그 밭에 나는 고구마를 삶아
쪼개보면 그 속살이 눈 송이처럼
바실바실 피어오르려 했었죠.
할머니가 떠나신지 이렇게 오래인 지금도
난 할머니의 단아한 모습을 잊을수 없어요.
하얀 쪽진 머리에 너무도 예뻣을 젊은 얼굴이
주름진 얼굴에도 떠나지 않았죠.
맷돌영감은 이모집 남매중에 제일 못생겨서
맷돌영감 이라는 이름이 붙여 졌지만
그아이의 어른된 모습과 그아이의 바로선 정신을
꼭 한번 외할머니가 보시고 가셨으면
얼마나 좋을까...생각했지요.
자주색 국화와
자주빛 고구마꽃을 아직도 잊지를 못하는
어느 아이는 어른이 되어
고구마꽃을 보았다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
자신이 본게 허상이였을까. 궁금해 하다가
우연히 유아 학습지에 난 고구마꽃을 보고는
"진짜 였네!"
그 꽃은 비록 사진속이였지만
반갑고 기뻣던 내 마음속 고구마꽃을
언젠가 내 친구에게
기쁘게 얘기 해 주리라 마음 먹으면서
혼자서 하루종일 그 꽃을 만난 설레임에
외할머니를 생각했답니다.
나팔꽃처럼 생겼지만 나팔꽃은 비교도 안됄만큼
단아했던 그 무리들을
외할머니도 보고 가셨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