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아이들...(오빠하고 나하고)
"아앗!.."
"오빠,왜그래?"
"육이오 일어 날랑갑다"
"엉?"
파아란 하늘에 갑자기
젯트기 한대가 온 섬을 뒤 흔들며 맴돌고 있었죠.
어린 그 오빠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그 큰 눈에 눈물을 가득 고여둔체 오들오들 떨다가
황토흙 마당에 누워있는 평상 밑으로 내 손을 끌고 들어가더니
엉엉 울기 시작 하였죠.
육이오가 뭔지 모르고 있던 난
오빠의 심각한 울음에 겁을먹고 덩달아 크게 따라 울었죠.
마당에는 조그맣고 발그스름한 작은 고구마들이
우리가 산길을 오간만큼이나 불어나 나뒹굴고
아무도 없는 텅빈 집에
어린오빠의 작은 가슴을
전쟁이라도 일어나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새까만 두려움이 무섭게 짖누르고 있었죠.
우리가 숨어있는 평상밑으로
젯트기는 곧 처들어 올 듯한
괭장히 무서운 소음을
한동안 짖궂게 뿌리고는
저 먼 하늘 사이로 숨어버렸죠.
젯트기가 멀리 사라저서
너무나 고요해진 하늘가에
하얀 뭉게구름만 예쁘게 피어오르고 있었지만
큰 눈을 가진 어린오빠와 난
눈만 깜빡이고 나오질 못했죠.
너무나 조용해서
세상이 울렁울렁 춤을 춰도
어린 오빠하고 나하곤
아늑한 평상밑에서
부연 얼룩이 범벅으로 묻혀진 서로의 얼굴만 보다가
황토흙 마당의 진한 향기에 취해 잠이들고 말았죠.
바람이 살랑살랑
돌담 건너에
대나무숲을 건들고 지나가고
고추 잠자리때가
할머니집 마당을 놀다가 지나가도
오빠하고 나하고는
새까맣게 모른체
잠이들고 말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