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산문

*******할아버지 선생님*********

딸 아이가 입학하던 날..

딸의 얼굴엔 두려움 반 설레임 반이였지만

학교가 보이는 언덕까지 빈 책가방을 들고

혼자 산길을 걸었던 어린 저는

그때의 그 기분이 되살아나

가슴이 자꾸 설레어 잠을 잘수가 없었습니다.

낡은 마루 복도와 책 걸상

그리고 교실 자유게시판에 걸려있던

서툴던 그림들 ...

다 낡아버린 빗자루

유리창만 닦다가 지처 흐느적거린 걸레며

창문을 통해 보이던 작은 운동장가에 싱그런 나무들 ...

그 아래에서 놀던 친구들까지도...

할머니가 가슴에 메달아준 낡은 선수건이

무엇 때문이였는지도 몰랐던 나...

너무나 모른것이 많았던나...

지금와서 가만히 생각해 보닌까

유년시절 엄마와 떨어저 살았던 시간이 ...

제게 많은걸 들을 기회가 적었던 시간이

저의 머리를 너무나 하얗게 만들지 않았나

돌이켜 봅니다.

어느정도 커서 부모님과 같은 공간에 살아도

늘 바쁘시던 엄마...

지금도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고, 또 다시 다행스런

생각을 갖는건 아무것도 몰랐기에

유년시절 보던 하늘이 너무도 화창하고 푸르게 개어

있는게 아닌가 하는, 혼자만의 생각입니다.

밑도 끝도 없던 저의 상상의 날개에

고운 무지개를 그려주던 할아버지 선생님....

늘 제 이름을 보며 "뉴스 페이퍼"

라고 놀리시던 할아버지...

많은 연세에

키만 크시고 너무도 마른 국어 선생님을

우린 할아버지 선생님이라고 부르곤 했었죠.

가정방문이 있던날 할아버지 선생님은

저의집까지 오셔서

그동안 무심코 넘겨왔던

돌담 담쟁이를 보시며 연신 감탄을 하시는 모습을 뵙고는

선생님께서 돌아가시고 난 후에

돌담 가까이에 있는 담쟁이 넝쿨을

그때서야 자세히 볼 수 있었죠.

그 후 에도 선생님은 저희집 돌담에 살고있는

담쟁이를 많이 그리워 했었죠.

보면 볼수록 신비롭게 다가왔던 담쟁이...

돌담에 제 팔뚝 만한 몸통이 감싸진 담쟁이는

얼마나 오랜세월을 그곳에서만 있었을까...

늦가을 단풍까지도 아름다웠던그 담쟁이를 잊지못해

큰 분재 화분에 마른 동백나무 밑동을 심고는 그 몸을 따라

커가는 담쟁이를 아직도 보고 있답니다.

겨울 내내 찬 바람을 이겨내느라 줄기가 쓸쓸하고

봄이면 어김없이 여린싹을 곱게주는 담쟁이...

그때의 할아버지 선생님은

우리집 담쟁이를 아직도 기억하고 계실까.

선생님의 감탄에 자유로운 아이가

담쟁이를 아직도 가까이두고 살고 있는걸 아실까...

딸아이가 입학하는날

전 꿈을 꾸었습니다.

제게 관찰의기회를 주셨던

할아버지 선생님과의 인연이

딸 아이에게도 이어지기를...

제게 상상의 날개에 고운 무지개를 그려주셨던

할아버지 선생님...

잊지않고 살겠습니다.

*********스승의날********페이퍼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