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노을
산허리를 돌아돌아 토암산 정상에 있는 석굴암에서
이해의 마지막 날을 보내게 되었다.
수없이 많은 산봉우리와
낙엽송 사이로 이끼처럼 펼쳐진 하얀눈들..........
햇볕과 바람과 기온도 우리에겐 행운이였다.
맑아서 기분좋은 날,
좀더 맑아서 동해의 푸른물결도 보고싶은 욕심.
하지만 좋은 현실에 대한 고마움과
이해를 기분 좋게 마감할 수 있는
오늘 하루가 너무도 행복했다.
마른 잎새 하나도 보이지 않는 앙상한 나무가지에도
하얀 솜털꽃이 다 날아가 버린 억새가지에도
시골 들녘 스산한 빈 논에서도
산허리 웅장한 불국사 다보탑에서도
새롭게 시작될 시간을 기다리는
소망은 모두가 간절했다.
남녘의 큰 산봉우리는 오늘만큼은 정말 따뜻했다.
먼 여행길에 눈보라도 만나고
너무나도 많은 차량행렬에 힘도 들었지만
이해의 마지막 노을빛을 볼 수 있는
행운의 기쁨도 있었다.
마지막 노을은,
너무도 예뻐서 떨어지지 못한
남천나무 단풍에도
겨울 찬 호수에도
호수가 외로운 벤치에도
아쉬운 여운으로 마지막 몸을
뜨겁게 불태우고 있었다.
마지막 노을은 이해의 마지막 아름다움으로
그렇게 온세상에 스며들고 있었다.
마지막 노을을 행복하게 보는 내가슴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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