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시

혼잣말

앞집 옥상 빨래줄엔

빗방울 맺혀 출렁이고

우리집 내 가슴엔

빗방울 흘러 울렁이고.

저 구름 속 가슴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하늘 드높던 꿈들은

어느 허공에 메아리 치고 있을까.

전선에 매달린 빗방울은

제몸하나 부여잡지 못 할 거면서

언제까지 저렇게

매달리려 하는 걸까.

빨래줄에 엉겨

식어가는 체온을 늦추려는

집게의 마지막 소망은

잠시라도 비를 피하고 싶은 거겠지.

단잠에 깨어난 선인장 가시는

제몸의 찬 슬픔을 내보이며

울고있는 하늘은 왜 보려할까..

앞집 빨래줄은

빗방울 맺혀서 춤을 추고.

우리집 내 가슴은

빗방울 맺혀 울먹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