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린 이종희

산문

가브리살을 먹으며...

불판 위에 양파랑 버섯이랑 마늘도 올리고

그 위에 아들래미가 더 맛나 보인다는

가브리 살을 올렸습니다.

“상추에 꼭 싸서 먹어?”

“알겠어요. 엄마”

“둘이 먹으니까 더 맛있다 아들아, 그치?”

“그래도 가족이 다 모여 먹으면 더 좋은데...”

이 말은 아들의 말입니다.

조금 찔린 어미는

문득 휴대폰을 들었습니다.

한참 학원에서 공부중인 딸래미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죠.ㅎㅎ

'아들래미랑 고기 구워 먹고 있는데

진짜 맛있다....너도 구워 주께,

‘...............’

한참동안 답이 없습니다.

공부를 하라는 소린지 아닌지...

아무튼 이런 방해 공작을 시도 때도 없이 하는 어미...

자격박탈한들 박탈이 되겠습니까만,

가끔 제가 생각해도

한심하고 푼수끼가 뜬끔 없기로 유명하다... 하겠습니다.

어느덧 불판 위는 점점 빈 공간이 늘어가고

티브이에는 요즘 아들래미랑 재미있게 보는

지붕 뚫고 하이킥을 시작합니다.

아들에게 거기에 나온 아역탈랜트를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울 친구들은 그런 얘기는 잘 안하고

게임이나 만화이야기를 많이 해”

“여적 그런 얘기만 한단 말이야?

유치찬란하기 그지 없네”

“그래서 개초딩이라고 하기도 해?”

“뭐? 하하 그게 또 먼 소리야?”

“뭐.. 대체로 유치원티가 나는 초딩을 두고 하는 말인데

한마디로 어리다는 얘기지"

“참....네, 지는 뭐 얼마나 컷다고”

“아직 인맥이란말도 모른 친구들이 얼마나 많은데”

“뭣이야? 히히 그럼 니는 그 말이 뭔 말인지나 알기나 해?”

“당근이지. 엄마는 아들래미를 어떻게 보고

내가 인맥이 얼마나 넓은데...”

그렇습니다.

가끔 저는 아들래미가 어른인지

제가 초딩인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어쩌다 말문이 막힐 땐

“이 녀석 저 배 좀 봐, 그만 먹어!”

한참 맛나게 먹고 있는 아들래미에게

큰 고문이 따로 없겠지만,

어쩌겠어요....

그것은 이 못난 어미의 막강한 무기인 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