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끄터리
아주 오래전
아버지를 따라
낭끄터리에 갔습니다
먼 소리도가 보이고
하늘 기둥 철탑 아래
사각사각사각
아버지 다리를 스치는
억새풀 소리였는지
내 다리를 스치는
바람 소리였는지
흥건히 젖어 우는 옥빛 파도는
지친 삶의 표상이었는지
끝없이 끝없이
춤만 추고 있었지요
아스라이 먼 옛날부터 바다는
그 자리에
또 그렇게 살아갈 텐데
한때는 바다도 노을도 모두
이별의 형상인 줄 알았습니다
지금도 그곳엔 은빛 융단이 깔리고
사각사각사각
아버지 다리를 스치던 억새꽃이
바람결 내 소식
기다림에 지쳐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