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고향과 부모님, 오래된 기억들
323편 · 2 / 17쪽
산문·
하벽강
고향으로 가는 길-16(마지막회)
고향홈이 운명처럼 내게 온 지, 성인이 된 후에도 몇 해가 더 흘렀다. 어쩌면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고향과 부모님, 그리고 친구들을 그때부터 진지하게 생각하고,…
산문·
아버지
고향으로 가는 길-15
온통 들풀 세상으로 변해 버린 묵정밭이 보인다. 맞은편 돌담가에 동그랗게 도드라진 수풀이 보이고, 그 앞에는 터를 넓힌 머위 서식지가 보인다. 아무리 잘라내도 뿌…
산문·
잃어버린 날개
고향으로 가는 길-14
“땅이 질어서 도저히 안 되겠네.” 끊임없이 퍼붓는 빗줄기가 사흘 새벽에 이르자, 발인식을 미뤄야 한다는 어른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아버지도 우리 곁을 떠나기 싫…
산문·
섬마을 동화
고향으로 가는 길-13
어둑한 숲길 위에 앉아 있는 하얀 꽃잎을 발견하곤 한참 동안 주위를 훑어보지만, 꽃비를 날린 범인을 찾을 수 없다. 며칠간의 폭우로 질척거릴 거라는 예상과 달리,…
산문·
또 다른 존재의 일부
고구마 주름
뚝배기에 물을 채우고 고구마순을 키우기 시작한 지 열 달이 지났다. 처음에는 줄기와 잎이 허공을 복잡하게 뒤덮어 잘라냈지만, 그럴 때마다 고구마순은 오히려 더 힘…
산문·
유년의 숲
고향으로 가는 길-12
밀림을 헤치고 간신히 빠져나온 우리는 드디어 묵직한 그늘이 드리워진 숲으로 들어선다. 날로 울창해지는 숲은 아직 볕을 안으로 끌어들일 수 없어 잡목이나 넝쿨이 쉽…
산문·
유년의 등불아래
고향으로 가는 길-11
무덤 주변에는 과숙으로 패버린 삐비*가 지천이다. 아쉬운 마음에 두리번거리는데, 덜컥 여물지 않은 삐비가 걸린다. 하나의 삐비가 눈에 익으니 싱싱한 삐비들이 여기…
산문·
웃서고지 오르는 길
고향으로 가는 길-10
어제의 노을이 오늘의 자리에 없음을 일깨우던 내 유년의 높다란 새랍이 보인다. 바로 그 높이에서 왼쪽 담을 꺾어 나오면 윗샘으로 이어지던 비탈길은 곧장 직진하는…
산문·
낭끄터리
고향으로 가는 길-9
우리를 태운 차는 고향의 중턱을 단번에 휘어 돌지 못한다. 오르막은 급하고 모퉁이를 휘어 도는 도로는 뾰족하게 각을 세웠다. 연결되지 않았던 길을 생각해 보라고,…
산문·
항아리
고향으로 가는 길-8
잠시의 침묵을 깨뜨리는 이 카랑카랑한 울림은 사촌 큰언니 목소리다. 멀리서도 단숨에 몰입을 이끄는 언니의 언변은, 일흔을 넘긴 나이테를 언제나 당당하고 싱그럽게…
산문·
엄마의 자리
고향으로 가는 길-7
비에 위축된 어구들이 뒹구는 길을 걸어 고향집 대문을 열었다. 때마침 바람은 인기척을 비집고 화단의 나뭇잎들을 들추느라 부산하다. 고향집 나무들이 모조리 베어진…
산문··사진 6장
서고지
고향으로 가는 길-6
어느새 안도대교의 당당한 기세가 달려온다.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마중 나온 저 푸른 조망을 그냥 스칠 내가 아니었다. 나는 한사코 안도대교를 걸어서 건너는 것…
산문·
내 친구들
고향으로 가는 길-5
어느덧 중학교 모교가 보인다. 내가 저 학교마저 상실했다면, 나는 어느 행성에서 지지고 볶으며 살아갔을까? 무엇이 되어 예측 불허의 앞날을 개척하며 오늘을 잃어가…
산문·
황토 마탕 멍석은 지금도
고향으로 가는 길-4
갑자기 허기가 몰려왔다. 이런 날엔, 벌건 잉걸불에 아버지가 갓 잡아 오신 고등어를 구워 먹을 수 있다면, 궂은 날씨가 꼭 할머니 같다며 연신 조잘대는 내 동생의…
산문·
그 섬에 갇혀
고향으로 가는 길-3
강풍의 장난에 압축된 펜션 현관문을 빠져나온 우리는 한참 만에 화태대교를 건너 철선이 온다는 부두에 도착했다. 간간이 휘몰아치는 돌풍이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데,…
산문·
야간열차
고향으로 가는 길-2
예민하게 지켜보던 날씨가 급변한 것은, 고향으로 떠나기 일주일 전부터였다. 숨 가쁜 현실을 뒤로하고, 네 남매가 시간을 맞춘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태풍이…
산문·
프롤로그
고향으로 가는 길-1
바람이 불었습니다. 남쪽 바다를 건너온 바람 속에는 오래된 섬 냄새와 파도 소리가 섞여 있었습니다. 그 바람을 따라, 저는 다시 고향으로 향하는 길에 서 있습니다…
산문·
그곳의 갯바위는
고향에 내려가면 으레 다니는 밤 산책 코스가 있다. 집을 나와 왼쪽 부도로 이어지는 옐로 브리지와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피싱 그라운드가 바로 그곳이다. 섬을 에워싼…
산문·
황토마당 멍석은 지금도
해무가 망산 자락에 걸려 꼼짝 못 하는 것을 보면서 할머니는 말씀하십니다. “아이고, 오늘도 머리가 다 벗어지겠네.” 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할머니는 어김없이 산…
산문·
차례를 기다리며
산문-8
작년부터 내 머리에 돋기 시작한 새치가 제법 많은 숫자를 늘리고 있다. 보통 머리카락 보다 뻣뻣한 데다가 유난히 반짝여서 뽑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새치가…